• 시지프스를 다시 생각하다
  • 어느 개발자의 직장 생활에 대한 보고서

  • 신승환 지음

  • IT Leaders 시리즈 _ 012
  • ISBN: 9788992939638
  • 12,000원 | 2011년 01월 7일 발행 | 212쪽



당신에게 회사란 무엇인가?

몇 년 전만 해도 당신은 커서가 깜박이는 검은색 콘솔창에, "hello world!"를 출력했다는 사실에 기뻐한 초보 개발자였다. 하지만 이제 회사는 당신을 팀장, 혹은 PL 아니면 고참 개발자라고 부른다.

팀장, PL, 고참 개발자…… 이제 연륜이 묻어나는 호칭으로 불리지만 불행히도 더 이상 새로운 프로젝트라는 말에 설레지 않는다. 제안서나 기획서를 훑어보기만 해도 프로젝트가 제대로 끝날지 견적이 나오지만, 새로운 프로젝트란 이력서에 한 줄 느는 것 이상의 의미가 없다. 아니면 앞으로 몇 달간 고민해야 하는 새로운 골칫거리 정도?

야근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버스에서 창문을 바라보다, 혹은 밤새 달린 회식 자리의 흔적을 지우려고 찬물로 세수한 다음 거울 속에서 시지프스의 얼굴을 발견한다. 신에게 불경스러운 짓을 저지른 죄로 영원히 산꼭대기로 돌을 굴려 올려야 하는 시지프스 말이다. 머릿속에서 생각한 알고리즘이 모니터 속에서 돌아간다는 사실에 기뻐하던 개발자가 사라진 자리를, 일상의 밥벌이를 해결하려고 토해 내듯이 코드를 짜내는 생계형 개발자가 차지했다.

진정한 당신은 무엇인가? 열정적인 개발자? 아니면 생계형 개발자?

무엇이 열정적인 당신을 시지프스로 만들었는가?

단 한 번뿐인 인생, 밥벌이만을 위한 돌 굴리기를 반복해야 하는가?

이 책에는 열정적인 개발자에서 생계형 개발자로 돌변하는 삶을 경험한 작가의 이야기와 사그라진 열정을 되살리는 치유 과정이 담겨 있다. 답답한 직장생활에서 무언가 돌파구를 찾고 싶은 분이라면 당장 이 책을 들고 읽기를 강권한다. 실제 경험담을 담은 이 책이, 현재의 위치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하고 있는 당신에게 지혜를 선물할 것이다.

신승환

신승환은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젝트 관리, 프로세스 컨설팅 등의 업무를 십 년간 수행했으며, 현재는 차량용 임베디드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있다. 읽은 것과 생각한 것을 블로그(http://talk-with-hani.com)와 트위터(http://twitter.com/talkwithhani)에 꾸준히 남기려고 노력한다. 지은 책으로는 <겸손한 개발자가 만든 거만한 소프트웨어>와 <도와주세요! 팀장이 됐어요>가 있으며, 다수의 IT서적을 번역하였다.

 

지은이 글

지금으로부터 11년 전, 난 처음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처음 입사했을 때 난 성공을 향한 고속도로에 있다고 생각했다. 일만 열심히 한다면,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개발만 잘한다면 성공을 향해 쾌속 질주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꿈 많은 신입사원의 커리어는 소프트웨어 개발자에서 시작됐다. 프로젝트 경험이 쌓이자 프로젝트 리더도 맡았다. 입사하고 나서 지금은 알 수 없는 무언가에 이끌려 한동안 미친 듯이 개발했다. 하지만 신입사원의 열정이 사그라질 무렵, 불행한 일이 생기기 시작했다. 몸 담은 부서에서 소프트웨어 개발 업무가 줄어든 것이다.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이 전공과 경험을 살려서 전자 제품 개발 컨설턴트로 한동안 일해야 했다. 천직이라고 생각한 개발에서 멀어져야 한다는 사실에 적잖이 방황했다.

꿈을 찾기 위해 어렵사리 이직을 하고 나서 다시 소프트웨어 세계로 넘어왔다. 새로운 곳에서 프로젝트 관리자로서 새로운 커리어를 시작했다. 사실 이직을 한 가장 큰 이유는 임베디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직면한 현실 때문에 난 관리자 역할을 맡아야 했다. 옮기기 전 회사에서도 PM을 했기 때문에 관리에 대한 부담은 없었다. 다만 새로운 일에 대한 큰 꿈을 품고 감행한 이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에 난 새로운 고민에 빠졌다.

이직 후 늦은 밤, 일을 끝마치고 돌아오는 길이면 시지프스가 생각났다. 자신보다 큰 돌을 힘겹게 산꼭대기에 굴려서 올려 놓지만, 곧 돌은 산 아래로 눈 깜짝한 사이에 굴러가 버린다. 이마의 땀이 채 마르기도 전에 다시 산 아래로 돌을 올리려 내려 가는, 그런 시지프스 말이다.

시지프스 생각이 자주 나던 무렵, 고객을 포함한 프로젝트 팀원들과 회식을 했다. 이런 저런 이유로 팀원들에게 술잔을 돌리기도 하고 받기도 한 탓에 과음을 했다. 다음 날 아침 잠에서 깨니 머리가 지끈거렸다. 몸은 천근만근이었지만 중요한 일이 있어서 반드시 출근해야 했다.

“다 먹고 살자면 어쩔 수 없지.”라는 말로 스스로를 위로하고 화장실에서 찬물로 세수했다. 손으로 얼굴에 묻은 물을 대충 닦아내고 거울을 쳐다봤다. 거울 속에는 늘 보던 내 얼굴이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초췌한 시지프스의 얼굴이 보였다. 그러고 보니 성공을 향한 고속도로라고 생각한 회사는 어느 순간 밥벌이를 해결하는, 고된 노동이 기다리는 시지프스의 산이 되어 버렸다. 그날도 내키지 않는 걸음을 떼며 또 한 번의 돌을 굴리기 위해 통근 버스에 몸을 실었다.

퇴근 무렵이 되자 몸은 지칠 대로 지쳤다. 버스 창문에 간간히 비추는 시지프스의 모습을 보면서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생각했다. 이직을 결심한 순간인지, 어쩔 수 없이 컨설턴트로서 커리어를 쌓게 된 시점인지, 아니면 첫 출근하는 그날인지. 성실하게 산 것밖에 없는데 어느 순간 신에게 불경스런 죄를 지은 시지프스의 인생이 되어버린 사실에 화가 났다. 아무런 의미 없이 날마다 돌을 굴려야 한다는 사실에 숨이 막혔다.

난 무언가 결정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과감히 시지프스의 삶에서 탈출하기로 결심했다. 몇 달 동안, 난 돌을 굴리지 않는 일상의 파업을 자행하기로 했다. 신보다 더 혹독한 현실이 내게 더 심한 형벌을 내릴지라도, 난 더 이상 돌을 굴리지 않기로 결심한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은 자발적인 파업의 순간부터 다시 일을 시작하기까지의 내 고민과 생각을 기록한 것이다. 즉, 내 인생에서 큰 쉼표였던 휴직의 시간을 기록한 것이다. 나처럼 무의미한 것처럼 보이는 노동에서, 혹은 시지프스의 삶에서 탈출하고 싶어하는 사람들과 내 경험을 공유하고 싶어서 이 책을 썼다.

혼자만이 그런 고민을 하는 게 아니라 동시대의 누군가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 아무쪼록 이 책이 조금 더 나은 미래를 고민하는 당신에게 힘이 되길 바란다.

-- 지은이 글 중에서

  • 1부: 나 좀 쉬고 싶은데
    • 고백
    • 첫 직장
    • 번아웃 신드롬
    • 이직
    • 바디 블로
  •  
  • 2부: 일상을 쉬다
    • 행복 신기루
    • 후천성 열정결핍증
    • 전공 발산 공식
    • 생활의 달인을 꿈꾸는가? 왜!
    • 비전, 충성 그리고 엄지손가락
    • 굽은 나무냐? 곧은 나무냐?
    • 부자되기 신드롬
    • 로스트
    • 워크홀릭
    • 오피스 정글? 혹은 어른들의 놀이터?
    • 애살
  •  
  • 3부: 빽투더 워크
    • 월요병과 파랑새
    • 50대 개발자와 전공 발산 공식 2탄
    • 앱 개발과 골드러시, 그리고 창조의 기쁨
    • 프로젝트, 그리고 인생에서의 성공 공식
    • 인생에서 리셋이란 단 한 번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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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기: 시지프스를 다시 생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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